시시한 저녁

무뎌짐이 낫다는 게

unloved 2016. 2. 16. 22:12
모든 것은 마음먹기 달렸다는 말이 어느 순간에는 전혀 필요가 없을 때가 있다.
가령 요즘의 내가 그렇다.
체념과 자포자기에 익숙해져서일까?
이젠 여간한 일엔 놀라지도 화가 나지도 않는다.
라고 쓰는 데 왈칵 눈물이 차오른다.
원인이 있는 눈물이 아니다.
그냥 말그대로 왈칵이니까.
그래서 눈물이 주룩주룩 흘려 내리기도 전에 말라버리고 눈물보다 반응이 늦은 마음은 눈물이 마른 자리에 멀뚱히 앉아 눈물의 눈치만 보고 있다.
김동률을 썩 좋아하진 않는데 요즘 자주 듣는다. 트랙 여러 개를 듣는 것도 아니다. 한 곡만 듣고 있다.
노래가 위로가 되어준다는 상투적 표현에 걸맞게 내게 김동률이 그렇다. 가사를 음미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흘려 보내듯 듣고만 있어도 그것만으로도 됐다.
불안정한 심리 상태.
언제 망가질 지 모르는 삶의 바퀴.
사소한 위로를 건넬 줄도 모르는 건조하고 낮은 온도의 마음.



그래도 내일은 출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