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umlaut

'운명이란 시간의 야만성'

unloved 2017. 5. 30. 20:52
내가 방안으로 들어서고 나서야 호영이를 안고 있던 어머니의 풍만한 젖가슴이 저고리섶 밖으로 방자하게 노출되어 있었다.

우연이란, 인간이 추측할 수 없도록 감춰둔 신의 섭리란 말이 있지만, 일컬어 말하는 우연이란 시간의 야만성에 나도 모르게 비명을 내지르고 말았다.
 
이 세상에는 헤아릴 수조차 없는 엄청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카더라.
내도 그 중에서 한 사람인 것은 틀림없지만, 이런 산골 외딴 곳에 살고 있는 내를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리 따져봐도 너그 아부지하고 니하고 단 두사람 뿐이더라.
그렇게 하잘것없이 기죽어 살아가는 내 같은 여자가 명줄을 근근히 부지하기도 왜 이토록 곡경이 많고 고단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 김 주 영 [ 홍어 中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