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watermelon sugar
근심이 많다. 본문
근심이 많다.
그런데 근심이 많다면서 계속 투정만 부리고 아무 것도 노력도 안 하는 거냐!
라고 한 소리 듣고 싶은 마음도 없다.
내 걱정 세상에서 내가 제일 많이 하니까. 내가 어떻게 되든 책임 질 사람은 나 밖에 없으니까.
그러니까 근심은 많고, 근심이 많지만 또 근심 해결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할 지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도 알지만 하지 못하는 나를 보고 누가 머라고 왈가왈부하는 걸 듣기도 싫다는 말도 못할 이유는 없지.
두드러기 때문에 피부과 약을 먹으면 사람이 무기력해진다.
주말 내내 그러한 상태였다. 졸리고 또 졸리다. 그래서 아무것도 심지어 긁고 싶다는 마음조차 잠들게 하는 아주 무서운 약이 바로 피부과 약이다.
아직도 약기운이 남아 있는 상태.
피부 때문에 또 수영은 하지 말란 소리를 들었다. 맘 먹고 하려고 오리발도 샀는데 두 번 쓰고 못 쓰게 되었다.
자맷님에게 오리발은 양보를 해 주어야되겠네. 또 다른 운동을 찾아 보아야 겠다.
그래봤자 필라테스니 요가니 그런 것이겠지만 뭐라도 하지 않으면 몸이 정말 방만방만방만 그 자체가 되어 뼈도 없이 흐물흐물해 질 것 같단 말이야.
요즘 대학생들 스펙스펙하는데, 곰곰히 생각을 해 보니 내 스펙이랄 게 너무 하찮고 볼 것 없어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러니 어린 애들이 보기엔 잉여 인력에 월도로 보이겠지. 이런 사람이 자기 위에 있으니 얼마나 짜증날까.
하지만 나 역시 그랬었던 것 같네. 그 당시에는.
여하튼 근심이 많고 회사 생활은 뭣같고 그런데 뭐 딱히 또 답이 있느냐 라고 하면 답도 없고 그러니 계속 이 모냥으로 근심만 쌓여 가는 거겠지. 이 근심의 끝은 뭘까?
결국 선택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