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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watermelon sugar

<늦가을 새벽> 본문

시시한 저녁

<늦가을 새벽>

unloved 2017. 11. 1. 00:21
날씨가 추워지면 몸보다 맘이 먼저 곱는다.
더위가 주는 짜증에 실컷 젖어있다가 요근래 가을이 펑펑 내리더니 금방 완연한 가을이다.
성격이 급하거나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들은 벌써 겨울에 가 있기도 하고.
같은 새벽즈음인데 여름의 것과는 생각과 불안의 밀도가 한참 다르다.
불안해 죽겠다.
괜찮다가 한 번 불안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걱정의 수렁에 빠지고 누구도 시키지 않았건만 고통의 늪에서 혼자 허우적대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거나 멍하니 티비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면서 딴 데로 시선을 옮기느라 또 에너지를 쏟고.
도대체 이 비효율적인 감정의 노동을 나는 왜 매번하고 있는 것일까?
가을 탄다고?
우울하다고?
그래서 뭐 어쩌라고?
가을 한 두번 겪는 것도 아닌데 왜 매번 맥을 못 추고 이렇게 허덕이냐고!
물론 그 어떤 말도 지금의 내겐 들리지 않는다.
그러니 음악이나 들어야지.
책이나 봐야지.
티비나 틀어야지.

내 뜻대로 움직이는 감정이 아니니.
그러니 손을 빌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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