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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watermelon sugar

<당신 목소리> 본문

시시한 저녁

<당신 목소리>

unloved 2017. 9. 11. 22:42
계절이란 건 참 신기하기도 하지.
마치 짠 것처럼 가을이 펑펑 내린 오늘 새벽 느닷없는 쓸쓸함에 잠을 설쳤다.
전혀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질 않는 상념들에 나는 몸서리 치며 잠에서 깨어 무거운 맘으로 출근을 하였다.
예전 맘을 나누었던 동료들은 모두 헤어졌고 나는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느라 하루하루 견디는 생활을 하고 있는 터라 내 우울함을 조금이나마 나눌 만한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모하비3이 위로가 되었다.
불과 며칠 전만해도 졸린 잠을 깨운다고 신 나는 아이돌 노래도 출퇴근을 하였는데 좀 쌀쌀해졌다고 바로 모하비라니 우습다. 나의 변덕이.
책도 주문하였다.
꽁치를 먹고 싶습니다.
부끄러운 삶.

책도 책이지만 모친의 목소리가 그리웠는데 모친이 때마침 보이스톡을 걸어주셨다.
잠이 걸린 긁힌 목소리.
그래 이 그리움의 실체는 이 목소리다.
그래 내 그리움의 모든 것은 늘 당신이다.
들어도 그리운 목소리.
나누어도 아련한 당신.

모친과 통화를 할 때면 나는 늘 동구밖 버스 정류장에 마중을 나오던 모친의 모습이 떠오른다.
아카시아 나무가 한창 꽃을 피우고 나는 하복에 무거운 가방을 메고 주말엔 기숙사를 나와 본가엘 돌아갔는데 일주일 만의 모친은 나를 좀더 일찍 보고싶어 동구밖 버스 정류장까지 마중을 나오셨었다.
그 더운 땀나던 길.
나는 늘 모친과 통화를 할 때면 그 길 하복을 입은 내가 된다. 모친은 지금보다 훨씬 젊고 튼튼하고 강했던 그 때.

이상하지?
왜 목소리만 들어도 눈물이 날까.

신기하지?
왜 보고있어도 늘 그리울까.

왜일까?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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