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   2025/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ags
more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In watermelon sugar

<숨만 돌리면> 본문

시시한 저녁

<숨만 돌리면>

unloved 2017. 7. 8. 16:08
무엇이 나를 이렇게 작게만 만드는 것인지.
아무도. 그 누구도 아닌. 너 자신이다. 라고는 하지 말고.
그렇게 말해 버리면 내가 버틸 재간이 없으니까.
제발 나 자신이다 라고는 하지 말아 줬으면.

어떻든 가야한다는 건 알고 있다.
마냥 쉴 수 만은 없기에.
그러나 조금 쉽게 조금 맘 편하게 가고 싶다고 바라는 것조차 잘못일까?

물론 지나가겠지.
그러나 내가 먼저 지나간 자리에 가 있을 수 없다면 난 오롯이 나를 사정없이 할퀴고 가는 시간의 손톱을 고스란히 경험해야한단 소린데 난 그게 싫다는 건데 좀만 참아 봐, 좀만 기다려봐, 가 도대체 무슨 소용이냐고.
당장 내가 지금 죽게 생겼는데.

그러니까
버티라는 말
그렇게 쉽게 하지 마.

말의 감옥에서 몸부림 치는 게 얼마나 끔찍한데.

그런데 정말 나아지긴 하는 것일까?

좀 숨만 돌리면 부드러운 웃음이 찾아올까?

나이를 먹어도 삶은 늘 새롭고 무겁다.
어쩌겠나, 나도 첨 겪어보는 삶인데.

때리는대로 맞고
맞은대로 뻗고
뻗은대로 숨 고르다
다시 일어서는 수 밖에.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