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watermelon sugar
<울면서 깼다> 본문
봄날. 고양이 수염같은 낮잠.
나는 친구들 그리고 회사 동료들과 뒤섞여 어디론가 가고 있다. 다들 시끌벅적하고 한껏 들떠 있는 것으로 보아 신 나게 놀러 가고 있는 것 같다.
작은 경차였던 친구의 차가 고개를 돌리니 없던 사람들이 하나씩 늘고 차도 갑자기 중형으로 탈바꿈을 하였다.
봉고 뒷좌석에 운전석과 등을 져서 뒤로 달리며 우리는 아무말대잔치를 하고 웃고 떠들고 차가 덜컹일 때마다 같이 튕기고 정신없는 차 안에서 약간의 멀미도 났지만 좋았다.
그런데 갑자기 차가 멈추었고 운전을 하던 친구가 급하게 내려 뭔일인가하고 나가보니 정차된 차의 옆면을 살짝 긁는 접촉 사고를 낸 모양이다. 정차된 차의 주인도 찾아야했고 보험사에 전화를 해 보자는 친구 아니면 심한 게 아니니 현금으로 처리하자는 친구 등 신 나는 소풍길은 잠시 멈춤 상태였고 딱히 할 일이 없었던 나는 주변이나 돌다 부르면 와야겠다 싶어 자리를 떴다.
어디일까 여긴.
봄날이라 볕은 한없이 따뜻하고 구수했다. 녹인 땅에 삽을 푸고 씨앗을 심기위해 여기저기 분주한 공기의 흐름이 느껴졌고 경운기 소리 트렉터 소리 트럭 소리 오토바이 소리가 겹쳤다가 흩어지고 하나씩 차례로 들리기도 하며 겨울잠 깬 개구리마냥 시끄러운 곳.
자세히 살펴보니 우리동네 골목이었다. 나는 잘 다니지 않았던 길이었으나 기억은 나는 옛 길.
우리 동네라는 걸 깨닫자마자 사람들이 내 앞을 스쳐지나가기 시작한다.
트럭을 타고 밭일을 하러 가시는 부부. 남편은 벌써 반팔이다. 작년에도 입었을 법한 빛바랜 빨간 반팔.
트럭이 지나가곤 흰색 도포에 수염을 기르신 어르신이 지팡이를 짚고 지나가신다. 마치 나는 도깨비인냥 눈길 한 번 주지 않으시고 혼잣말을 하시며 지나가신다.
어르신의 뒷모습을 계속 보고 있는데 팔팔 오토바이 한 대가 병든 닭마냥 허약한 소리를 내며 그 뒤를 뒤따르는 것이 보인다. 고 작은 오토바이에 세 명이나 탔다. 마치 나귀 등에 탄 어린애들처럼 떨어질까 앞사람의 허리를 꽉 잡은채 붙어서 가는 것이 더 맞을듯 하다.
아 어떻게 그 작은 오토바이에 어른 셋이나 탈 수 있는지 알았다. 그 작은 오토바이보다 어른 셋이 훨씬 작았기 때문이다. 왜소증이었다.
셋도 나는 못 알아보았는지 앞사람 등에 볼을 붙이고 올해 농사 얘길하며 지나갔다.
저어쪽에서는 할머니들이 모여 앉아 밭일을 하시며 왁자지껄 흥겨우시다.
내가 늘 보아왔던 고향의 봄.
막 시작하는 봄.
갑자기 생기도는 봄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내가 늘 보아왔던 봄이었는데 낯설고 차단당한 느낌이었다.
무엇일까. 이 이상함의 정체는. 이 불안함의 원인은.
아....
다시 한 번 내 앞에 펼쳐진 그곳의 봄을 천천히 훑어보았다.
아....
없다.
없어.
젊은이가 없다.
트럭을 타고 갔던 부부도, 오토바이 어른 셋도, 밭일 하는 사람들도 모두 칠십이 넘은 노인들 뿐이었다.
나는 미친사람처럼 내 앞에 등 돌린 사람들을 하나 둘씩 건드리며 돌려세워보았다.
늙었다.
노인이다.
없다.
그러다 마침내 뽀글파마를 한 60대 어르신을 발견한 순간 나도 모르게 왈칵 울음이 솟았다.
너무 진득진득한 울음이어서 잠결에나마 내 몸이 각성을 한 것일까?
울면서 깼다.
눈우물에 물이 흥건하게 고여있었다.
나는 친구들 그리고 회사 동료들과 뒤섞여 어디론가 가고 있다. 다들 시끌벅적하고 한껏 들떠 있는 것으로 보아 신 나게 놀러 가고 있는 것 같다.
작은 경차였던 친구의 차가 고개를 돌리니 없던 사람들이 하나씩 늘고 차도 갑자기 중형으로 탈바꿈을 하였다.
봉고 뒷좌석에 운전석과 등을 져서 뒤로 달리며 우리는 아무말대잔치를 하고 웃고 떠들고 차가 덜컹일 때마다 같이 튕기고 정신없는 차 안에서 약간의 멀미도 났지만 좋았다.
그런데 갑자기 차가 멈추었고 운전을 하던 친구가 급하게 내려 뭔일인가하고 나가보니 정차된 차의 옆면을 살짝 긁는 접촉 사고를 낸 모양이다. 정차된 차의 주인도 찾아야했고 보험사에 전화를 해 보자는 친구 아니면 심한 게 아니니 현금으로 처리하자는 친구 등 신 나는 소풍길은 잠시 멈춤 상태였고 딱히 할 일이 없었던 나는 주변이나 돌다 부르면 와야겠다 싶어 자리를 떴다.
어디일까 여긴.
봄날이라 볕은 한없이 따뜻하고 구수했다. 녹인 땅에 삽을 푸고 씨앗을 심기위해 여기저기 분주한 공기의 흐름이 느껴졌고 경운기 소리 트렉터 소리 트럭 소리 오토바이 소리가 겹쳤다가 흩어지고 하나씩 차례로 들리기도 하며 겨울잠 깬 개구리마냥 시끄러운 곳.
자세히 살펴보니 우리동네 골목이었다. 나는 잘 다니지 않았던 길이었으나 기억은 나는 옛 길.
우리 동네라는 걸 깨닫자마자 사람들이 내 앞을 스쳐지나가기 시작한다.
트럭을 타고 밭일을 하러 가시는 부부. 남편은 벌써 반팔이다. 작년에도 입었을 법한 빛바랜 빨간 반팔.
트럭이 지나가곤 흰색 도포에 수염을 기르신 어르신이 지팡이를 짚고 지나가신다. 마치 나는 도깨비인냥 눈길 한 번 주지 않으시고 혼잣말을 하시며 지나가신다.
어르신의 뒷모습을 계속 보고 있는데 팔팔 오토바이 한 대가 병든 닭마냥 허약한 소리를 내며 그 뒤를 뒤따르는 것이 보인다. 고 작은 오토바이에 세 명이나 탔다. 마치 나귀 등에 탄 어린애들처럼 떨어질까 앞사람의 허리를 꽉 잡은채 붙어서 가는 것이 더 맞을듯 하다.
아 어떻게 그 작은 오토바이에 어른 셋이나 탈 수 있는지 알았다. 그 작은 오토바이보다 어른 셋이 훨씬 작았기 때문이다. 왜소증이었다.
셋도 나는 못 알아보았는지 앞사람 등에 볼을 붙이고 올해 농사 얘길하며 지나갔다.
저어쪽에서는 할머니들이 모여 앉아 밭일을 하시며 왁자지껄 흥겨우시다.
내가 늘 보아왔던 고향의 봄.
막 시작하는 봄.
갑자기 생기도는 봄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내가 늘 보아왔던 봄이었는데 낯설고 차단당한 느낌이었다.
무엇일까. 이 이상함의 정체는. 이 불안함의 원인은.
아....
다시 한 번 내 앞에 펼쳐진 그곳의 봄을 천천히 훑어보았다.
아....
없다.
없어.
젊은이가 없다.
트럭을 타고 갔던 부부도, 오토바이 어른 셋도, 밭일 하는 사람들도 모두 칠십이 넘은 노인들 뿐이었다.
나는 미친사람처럼 내 앞에 등 돌린 사람들을 하나 둘씩 건드리며 돌려세워보았다.
늙었다.
노인이다.
없다.
그러다 마침내 뽀글파마를 한 60대 어르신을 발견한 순간 나도 모르게 왈칵 울음이 솟았다.
너무 진득진득한 울음이어서 잠결에나마 내 몸이 각성을 한 것일까?
울면서 깼다.
눈우물에 물이 흥건하게 고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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