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watermelon sugar
<이 정도의 삶> 본문
너도 나도 욜로 욜로. 각자에게 주어진 한 번 뿐인 삶을 마치 예전에는 두 번 세 번 살 것처럼 허투루 산 것마냥 긴장감을 가지고 지금 즐기지 않으면 앞으로는 없을 것처럼 외치고 있다.
You Only Live Once.
나는 사실 인생을 두 번 살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당장 내일 내 인생이 끝날 거란 생각도 하지 못했기에 방만하게 산 부분이 오히려 더 크다. 지금 이 고통이, 이 행복이 마치 내일도 모레도 계속 될 것처럼 느긋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특별히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니고, 스트레스는 힘들지만 또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따위의 격언을 옹알옹알 거리며 흘려보낼 줄 도 아는 경험이 있으며, 이제는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은 보지 않아도 마음이 아프거나 상처를 받거나 하지도 않는, 딱 이 정도의 삶.
이 정도의 삶이 내일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한 번이라는 유일함보다 내일이 없다는 한계성이 나를 오히려 더 조바심이 나게 한다. 내일이 없는 삶.
지구 종말이라는 전인류적인 사건이 아니라 나에게만 속하는 대사건. 내가 없는 내 인생.
그런 내일을 두고 나는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
마음을 정리할 것인가, 주변을 정리할 것인가. 아니면 내일이 올 때까지 마냥 기다릴 것인가.
의연하기가 이렇게 힘들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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