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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watermelon sugar

<참 희한하지> 본문

시시한 저녁

<참 희한하지>

unloved 2018. 1. 15. 01:20
본가엘 다녀오면 늘 쓸쓸해.
보고 와서 그런지 더 보고 싶고 더 그리워.
안 보고 살 땐 목소리만으로도 살겠더니 한 번 보고 오면 목소리만으로는 못 살겠거든.
마치 당장 내일은 없어질 사람처럼 불안하고 걱정되어서 미칠 것 같은 그런 거.
난 늘 본가에 다녀 오면 그래.
부모의 더 늙은 모습이 화가 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래서 불안함에 잠을 설치지.
참 어리석은 짓인데 내 맘이 내 맘대로 되질 않거든.
그만하자 하며 바보같은 티비 프로그램에 관심을 주기도 하지만 한 번 싹튼 불안의 마음은 좀처럼 뿌리를 뽑기도 싹을 자르기도 힘들어.
그저 속수무책으로 내 머리를 타고 오르는 걸 구경밖에 할 수 없지.
그래서 본가엘 가는 건 그리움 속으로 아늑함 속으로 무진 속으로 나를 이끌어 한 없이 평온함을 선물하지만 돌아오는 길엔 이렇게 나를 날카롭게 찌르고 찢는 것같은 고통을 던져 줘서 늘 괴로워.

참 희한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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