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watermelon sugar
혼자서 밥을 먹을 때 본문
나는 혼자서 잘 먹는다. 식당에 가서도 가족 단위의 네 자리 식탁을 혼자 차지하여 눈총을 받으면서도 마치 1인 가족인 것처럼 잘 먹는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그렇다고 내가 처음부터 혼자서 잘 먹은 것은 아니다. 사실 혼자서 밥을 먹을 기회라는 것을 대학교 다닐 때는 의도적으로 만들지 않으려고 굉장히 노력했으니까, 서로들. 밥 친구란 말이 그래서 있을 터이고.
하지만 친했던 친구들이 유행병처럼 번지듯 휴학을 해 버리고 어쩌다 보니 나 혼자 남게 되었을 때, 나는 처음으로 학교라는 곳에서 혼자 밥 먹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혼자서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먹는 나를 보는 수많은 사람들과 밥을 먹는 것이었다.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가 아니라 '과'.
마치 없는 사람처럼 숨 죽이며 아삭함 김치를 씹을 때도 최대한 작게 씹어 소리도 삼키고, 젓가락이나 숟가락은 떨어뜨리지 않게 긴장하면서, 시선은 밥과 아이컨텍만 하면 오케이.
그러다 내가 진정 혼자 밥 먹기를 시작한 것은 어느 해의 1월 1일. 정동진에서였다. 오지않는 그 친구를 기다리다 혼자 기차를 타고 정동진에 갔고, 같이 오신 분 없어요? 라는 질문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타인에게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을 하여 일출과 함께 사진에 찍히기도 하였다. 그리고 새벽 여섯 시에 정동진 설렁탕 집에 혼자 가서 4인용 가족 식탁에서 밥을 먹었다. 그 혼잡한 식당에서, 줄까지 서서 기다리는 가운데, 나는 혼자서 묵묵하게 깍뚜기를 아작아작 씹으며 국물까지 모두 마시고 나왔다. 뒤에서 기다리는 가족의 핀잔 소리도 들렸고, 그 소리를 들은 다른 손님들의 눈총도 받았다. 하지만 어쩌란 말인가. 나는 손님이고, 거기에 안내 되었고, 한 그릇은 먹고 일어서야 하는 게 맞는데.
그렇게 혼자서 밥을 먹고 나니 정말 후련하더라.
그리고 나는 그 뒤로 정말 혼자서 잘 먹는다. 그리고 혼자서 잘 한다. 물론 자랑은 아니다.
하지만 친했던 친구들이 유행병처럼 번지듯 휴학을 해 버리고 어쩌다 보니 나 혼자 남게 되었을 때, 나는 처음으로 학교라는 곳에서 혼자 밥 먹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혼자서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먹는 나를 보는 수많은 사람들과 밥을 먹는 것이었다.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가 아니라 '과'.
마치 없는 사람처럼 숨 죽이며 아삭함 김치를 씹을 때도 최대한 작게 씹어 소리도 삼키고, 젓가락이나 숟가락은 떨어뜨리지 않게 긴장하면서, 시선은 밥과 아이컨텍만 하면 오케이.
그러다 내가 진정 혼자 밥 먹기를 시작한 것은 어느 해의 1월 1일. 정동진에서였다. 오지않는 그 친구를 기다리다 혼자 기차를 타고 정동진에 갔고, 같이 오신 분 없어요? 라는 질문을 받으면서도 꿋꿋하게 타인에게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을 하여 일출과 함께 사진에 찍히기도 하였다. 그리고 새벽 여섯 시에 정동진 설렁탕 집에 혼자 가서 4인용 가족 식탁에서 밥을 먹었다. 그 혼잡한 식당에서, 줄까지 서서 기다리는 가운데, 나는 혼자서 묵묵하게 깍뚜기를 아작아작 씹으며 국물까지 모두 마시고 나왔다. 뒤에서 기다리는 가족의 핀잔 소리도 들렸고, 그 소리를 들은 다른 손님들의 눈총도 받았다. 하지만 어쩌란 말인가. 나는 손님이고, 거기에 안내 되었고, 한 그릇은 먹고 일어서야 하는 게 맞는데.
그렇게 혼자서 밥을 먹고 나니 정말 후련하더라.
그리고 나는 그 뒤로 정말 혼자서 잘 먹는다. 그리고 혼자서 잘 한다. 물론 자랑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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