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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할의 바람> 본문

시시한 저녁

<8할의 바람>

unloved 2017. 7. 20. 16:59

뭔가 요즘은 멍 때리며 살기를 테마로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직도 하였고, 그냥저냥 3주 차이다.


이제는 팀장도 아니어서 사람 관리하느라 힘든 것도 없고, 상식 이하의 괴롭히는 상사도 없어서 내 양심을 팔면서 다닐 필요도 없다. 아직까지는.


자율 출퇴근이라 8시 30분 칼출근에 근태가지고 난리 떠는 일도 없고, 국가에서 지정한 근무 시간만 충족시키면 알아서 퇴근하고 출근하는 생활이랄까?


팀원들하고는 아직 서먹하지만 이맘 때쯤 너무 친한 척 하는 게 오히려 우습고 징그러운 것 같아 탐색모드로 조심하는 고양이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까진 이 회사 괜찮다.

아직까진.


회사는 모두 다 비슷하기 때문에 그나마 맘 놓고 편하게 지낼 수 있는 동료가 있냐 없냐에 따라 근무 연수가 결정된다고 믿는 사람으로서 아직 좋은 동료가 되어주지도, 찾지도 못했기 때문에 회사 자체만 봐선 괜찮다는 뜻.


그러고 보면 정말 시간이 약인 것일까?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이 모든 고통도 모두 지나가리라, 는 만고 진리가 맞나 싶게, 미친듯이 괴롭고 힘들었던 1주 차에 비하면 3주 차의 나에게 힘듦의 쓰나미는 그 키를 낮추어 잔잔한 파도로 물결 치고 있다.


이전 사람들이 그립고, 보고 싶은 건 어쩔 수 없기에 그저 그러한 그리움을 마음에 묻고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영혼없이 혹은 영혼을 살짝만 실어 대하는 것도 마냥 어렵진 않다.


짜증나고 답답해 죽을 것 같다고 불면의 밤을 보내던 게 불과 2주 전이었는데 말이다. 


그래, 사랑도 변하는데 사람이라고 다르랴. 


상황 속에서 그에 맞게 변하는 카멜레온이야말로 나를 일으켜 세우고, 이끄는 8할의 바람과 같은 것. 


나는 나고.

나는 어디에도 없다.

그러므로 나는 그냥 나를 즐기고, 나를 가꾸고, 좀더 내가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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