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watermelon sugar
<많은 일들이> 본문
나의 기분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계속 우울했으며 금방이라도 소리를 지를 것처럼 화가 잔뜩 끼어 있었다.
이런 기분을 토로할 곳이 없어 계속 우겨 넣기만 했다. 한 번 터지면 감당을 하지 못할 것 같아 회사에서는 되도록이면 말을 삼갔다.
그렇게 틀어 막는 것에 모든 에너지를 쏟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니었으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을 지도 모를 일이다.
나의 기분은 그러했고. 내 기분과 상관없이 다이나믹 코리아는 정말 끝내주게 다이나믹 했다.
<기생충>이 아시아 & 외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감독상 작품상 4관왕을 차지했고, 봉감독은 본인의 위트를 유감없이 아카데미에서 뽐냈다. 작년에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고, 한국에서 개봉하자마자 보러 갔었다. 재미있게 보았지만 아직도 내게 가장 최고의 영화는 살인의 추억이다.
아카데미에서 기생충이 기세등등할 동안 한국에서는 바이러스가 창궐했다. 코로나19. 신종플루때보다 더욱 공포심이 고양되며 매일 아침이 되면 확진자는 늘어가고 확진자의 범위도 내 옆으로 조금씩 좁혀지고 있는 느낌이다. 마스크를 쓰고, 손 소독을 하고. 밖에서 밥을 먹는 것도 힘든 나날들. 답답하다. 도대체 언제 이 답답함이 멈출지.
그리고 나는 언제쯤 이 우울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
코로나보다 나의 이 우울감이 나를 더 미치게 하는 것 같아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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