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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watermelon sugar

봄이고 하니 스피츠나 듣자 본문

시시한 저녁

봄이고 하니 스피츠나 듣자

unloved 2015. 3. 25. 11:28

봄이 오고 있긴 한가보다.

겨울 내내 들었던 음악들이 점차 몽글몽글 간지러운 것들로 바뀌고 있다. 

이소라 라던가, 언니네 이발관이라던가 물론 다 좋은데, 이소라는 특히 가을 겨울에 특화된 감성이어서 봄 여름엔 고이 모셔두었다가 가을 쯤 되면 꺼내곤 한다.

마음이 아무리 우중충하고 그지같아도 봄은 오고야 마니까, 그런 봄을 또 홀대하면 그건 또 내 손해니까 봄님은 또 대우를 하며 모셔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여튼 뭐 그건 그렇고. 

그래서 휴대폰 음악에 조금 발랄한 것들로 몇 곡을 채웠다. 

Old Man River You're On My Mind라던가 하루카리의 헬로헬로얼론이라던가 빈지노의 아쿠아맨이라던가.

봄이면 늘 듣는 음악들이라 뭔가 봄은 옷이 아니라 음악으로부터! 라는 느낌이 든다. 

음악도 새로운 음악을 듣는 것보다는 늘 듣던 음악을 계속 찾아 듣는다. 

타성이긴 하나 기분 좋은 타성이고, 나를 망가뜨리지 않는 타성이니 뭐 이건 이거대로 좋은 것.

지난 주 토요일에 백만년 만에 코엑스 매가박스에서 영화를 보았는데, 위플래시, 그런데 거기도 많이 바뀌어서 미끄럼틀 따위 쓸모 없는 것들을 채워놓았더란 말이지. 그런 거 어른들이 얼마나 탄다고 만들어 놓았는지 우스꽝스럽기만 하였다.

위플래쉬는 반드시 음향이 좋은 데서 봐야한다는 소리를 또 어디서 들어가지곤, 굳이 안 간 지 백만년 된 매가박스 M2관을 찾았단 말이지. 근데 문제는 내가 막귀라 아 죽이네, 음향! 하는 소리가 탁 나올리 만무하고 무난하게 잘 보았다. 

스토리 자체는 전혀 내 흥미를 끌지 못하였고, 드럼과 재즈 넘버들을 들어서 좋았던 시간. 

예전엔 진짜 혼자 영화제란 영화제는 다 돌아다니며 영화를 보곤 했는데, 이젠 영화관 자체를 안 가게 되어 버렸다.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도 아 보고 싶다, 하고 말지 찾아서 보질 않으니 이렇게 되어 버린 거겠지. 그리곤 다 놓쳐 버린다. 

내 인생에 재밌게 본 영화가 무엇이었던고? 자신에게 질문을 해 보니 막상 떠오르는 영화가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책도 마찬가지.

음악도 마찬가지겠지.

나야말로 음악이니 책이니 영화니 예술에 대해선 문외한 수준이니 뭐 깊게 깊게 물어봤자 모르지만 그래도 내 시간이며 내 마음을 한 때나마 뺏아갔던 것들에 대해선 조금 정리를 해 두어도 좋겠다, 라고 생각을 했지만 이 생각도 결국 귀차니즘 때문에 생각만으로 그칠 가능성이 100%...랄까. 후훗. 

하지만 그래도 조금 희망적인 것은 새해를 맞이하여 내가 티스토리를 초반이지만 꾸준히 꾸리고 있다는 것.

전에는 뭐라도 쓰지 않으면 미칠 것 같고, 감정의 홍수로 틀어막기 어려운 상태여서 어디든 쓰고, 남기고 했지만 이제는 쓰는 것도 에너지요. 남기는 것도 에너지. 나는 그냥 권태로움으로 가고 있지만. 어차피 갈 거라도 좀 찬찬히 갑시다 거. 하면서 속도를 늦추어 본다. 

그래서 이렇게 뭐라도 써 본다. 이게 뭔가 나에게 도움이 되는가 묻는다면, 네버이겠지만.

어차피 치약처럼 퉁퉁히 남은 내 시간, 내 치약을 내가 어떻게 짜든 뭔 상관이냔 말이지. who cares!

봄이고 하니 스피츠나 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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