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데스티니.

신은 때론 인간의 지혜를 초월한 섭리로 당신의 먼 앞날을 걱정해주는 법이다.

친구 카톡 소갯말이다.
그 친구는 카톡 뿐 아니라 대부분의 메신저 소갯말을 저 문구로 지정해 두었다.
요즘들어 저 문구가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신은 나의 먼 앞날을 걱정하고 있을까? 인연이란 것을 믿는 편은 아닌데 어떨 땐 또 나도 모를 흐름에 이끌려가는 내 모습을 발견하곤 이거슨 운명의 데스티니? 하곤 하는 것이다.
운명의 데스티니ㅋㅋㅋㅋ.

거 미래에서 오신 분!
속시원히 말 좀 해 줄래요?
언제쯤 이 방황의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그땐 몰랐다.
떠나가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그들의 뒷모습을 질투의 시선으로 꼬아 보곤했다.
마치 그들에겐 장밋빛 미래만 준비되어 있다는 듯 시기했다.
그러나 이젠 안다.
그들은 장밋빛 미래를 향해서 가는 것만은 아니다.
다만 여기를 버틸 수 없어, 견딜 수 없어 떠나는 것일 뿐.
그러니 아직 견딜만 하다면 그대!
떠날 시간이 되지 않았다.
떠나야 할 시간은 죽음의 순간처럼 필연적으로 반드시 오게 되어 있으니 서둘 것도 조바심 낼 것도 없다.

그 때가 되면 신호등이 바뀌듯 사인이 온다.
우리는 그 사인만 놓치지 않으면 될 뿐.
신은 이미 미래에서 우리 미래를 걱정해마지않아 친히 준비까지 해 놓고 기다리고 계신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니 다된 밥상 뒤엎지 않을 정도의 눈치는 탑재해 두길.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