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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watermelon sugar

<푸른 산호초> 본문

시시한 저녁

<푸른 산호초>

unloved 2020. 2. 3. 23:31

영화 탓이다. 나도 그 누구들처럼 러브레터를 좋아했고, 몇 번을 돌려보았다. 최근에는 더 보아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기피하고 있는 영화이기도 한, 러브레터.

이츠키가 죽으며 불렀던 <푸른 산호초> 세이코라니...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의 상큼한 노래이지만, 영화 탓이다. 이 노래를 들으면 나는 그저 슬퍼진다. 눈물이 난다. 뭐 그게 어쩌라는거냐, 라고 해도 할 말은 없는데, 버튼이 눌리는 거지.

구정 때 집엘 다녀왔다. 나이가 들수록 집에 다녀온 후의 후유증이 크다. 울적하다. 우울하고. 슬프고 두렵다. 

이번 구정에는 아버지께 카카오톡으로 사진과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을 알려 드렸다. 친절치 못하게 가르쳐 드렸는데, 아버지가 자책하는 모습을 보고 너무 죄송했다. 그리고 그 새벽에 문자와 사진을 보내는 연습을 하셨는지 자고 일어나니 문자와 사진이 잔뜩 와 있었다. 그날 이후 서울에 올라와서도 매일 문자와 사진을 보내고 계신다. 연습을 하지 않으면 금방 잊어 버릴 것 같아 나도 매일의 이야기를 아버지께 보내고 있다. 

평소 아버지는 경상도 시끄럽고 괴팍한 노인네인데 카톡의 아버지는 그렇게 다정하고 자상하실 수가 없다. 그 간극이 재미있다가도 슬프다. 그래서 눈물이 나고 기분을 가라앉게 한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해 나를 잠식해 나가는 느낌이다. 그래서 괴롭다. 무엇이 나를 두렵게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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