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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watermelon sugar
하아 회사도 빡치는데 나라도 빡치네 썅
전화를 무서워하게 된 건 전화를 통해서 죽음을 직면한 후부터. 잠들기 전 무수한 상념들에 허우적 대다가도 부모님의 죽음이 닥칠까 불현듯 두려움에 치를 떨게된 것도 전화를 통해서 죽음을 직면한 후부터. 하루키의 말처럼 죽음이란 삶의 대극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삶을 집어삼킬 준비를 하며 삶의 주위를 배회하는 것이다. 반드시 나에게 찾아오며 나에게 찾아오기 전까지는 내 주위에 반드시 찾아와 나를 깊디 깊은 슬픔에 빠트린다. 오로지 슬픔의 경험에 있어서는 오히려 나의 죽음보다 주변 사람들의 죽음으로 더 깊고 더 애절하게 느낄 수 있다. 나의 죽음을 아직 나는 겪어 보지 않았지만 아마 그 때의 감정은 슬픔과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각설하고, 자다 깬 새벽 좀처럼 다시 잠들기 힘들 때처럼 온갖 불온한 생각들..
힐러리 클린턴 '패배 인정 연설'...“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 천장을 깨지 못했다” http://edition.cnn.com/2016/11/09/politics/clinton-to-offer-remarks-in-new-york-city/index.html
궁금한 이야기 y는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그알의 자매품 격이랄까? 오늘의 이야기는 신원 미상의 한 남자의 기억과 가족을 찾는 이야기였다. 자신의 이름만 겨우 쓸 줄 알 뿐 글을 읽지도 가족이 누군지도 자신이 여기에 왜 있으며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 전혀 모르는 말 그대로 어디에도 없는 남자,였다. 폐지를 모으며 지하 창고에서 잠을 자고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아 사시사철 찬물로 몸을 씻는 남자. 그 남자의 이름만 가지고 방송국에서는 가족을 찾기 시작했다. 한 번의 실패 끝에 그 남자의 여동생의 제보 전화로 결국 남자는 가족을 찾았고 잃어버린 아들을 기다리신다며 고향에서 홀로 40년을 지내고 계시는 노모를 만났다. 흔히 보아왔던 눈물의 이산 가족 상봉의 그림은 연출되지 않았고 덤덤히 정말 그저 덤덤히..
열감이 있다. 얼굴이 붉어진다. 가렵고 따갑고 각질때문에 지저분해보인다. 열감 때문인지 안압도 높다. 사업계획서를 제출해야하고 신규 작업도 들어가야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살을 더 먹어야한다. 피곤에 피곤이 달리고 좀처럼 기분은 나아지질 않는다
작년 이맘때는 코시 볼 준비 한창이었는데 그 팀은 1년만에 아 9등을 하고 감독은 재계약 불발에 투수는 다 사라지고 이러쿵저러쿵 야구 안 본 지 1년이 되어간다. 오늘은 플옵 4차전 잠실전. 결국 nc가 창단 4년만에 코시 진출. 달감 축하요! 그러나 플옵보다 뜨거운 건 siri게이트. 씁쓸하다. 씁쓸해.
목요일 회사에서 분기별 발표가 있었는데 그 발표란 것이 임원진들에게 분기별 평가를 받는 자리로 16개 팀이 10분씩 진행하는 것이어서 오후 시간은 오롯이 그 회의에 뺏기는 정말 치가 떨리는 시간이다. 나중에 퇴사를 할 때 면담을 한다면 기필코 저것 때문이었다고 말해야지, 할 정도로 싫다. 여하튼 그 보고를 끝내고 금요일에는 대체 휴가를 내었다. 하루종일 잘 잤고 오랜만에 잘 쉬었다. 그리고 일요일 오후 지금. 나는 주말에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오후에 일어난다. 오후 6시에 일어나 밥먹고 다시 자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오후 1시면 깨는데 오늘은 일찍 일어났다. 좀처럼 먹지 않는 아침도 먹었고 모닝 빨래도 두 번이나 돌렸다. 밀린 설겆이와 함께 일요일마다 하는 재활용 쓰레기도 모두 수거를 하고 나니 그래..
밀정을 보았다. 올해 추석 티비를 통해 보았던 암살과 같은 시기 같은 독립 운동 단체를 소재로 김지운 감독이 만든 영화 밀정. 다들 암살이 낫냐 밀정이 낫냐 평들하던데 나는 단연코 밀정. 밀정이 좋다. 나에게 암살은 전지현은 이뻤다 로 귀결되는 영화인 반면 밀정은 시대를 어루만진 투박함에 묵직한 울림이 있는 영화이다. 물론 영화적 시나리오로서는 개연성도 부족하고 연출도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재가 주는 특수성 때문에 미학적 평가가 힘든 영화여서 정말 감정적으로 푹 빠져 본 영화. 하이라이트도 박진감도 없어서 지루할 수도 있다지만 독립운동의 어설픈 작전 전개는 당시 의열단원들의 평균 연령을 생각하면 오히려 현실성이 있다고 보았다. 시대가 주는 암울함 시대적 부채감 불신이 주는 개인 신념의..